1. 재료준비하기
1 ) 고기부산물(뼈, 힘줄, 생선뼈)
퐁과 쥐의 감칠맛을 만드는 기본 재료는 조류나 네발짐승의 뼈와 힘줄(스지), 그리고 생선의 뼈 부분이다. 닭뼈나 송아지뼈를 주로 퐁으로 준비하거나, 다른 요리에 사용하고 남은 고기나 생선에서 뼈를 조금씩 모아두었다가 사용한다. 어떤 경우든 상태가 좋지 않은 재료가 섞이면 퐁과 쥐가 탁해져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야생 조류나 짐승, 어패류, 갑각류는 냄새가 날 가능성이 크므로, 하나하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 또한, 핏물이나 불순물이 있으면 맛과 육수의 투명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철저한 밑손질이 필수적이다. 고기 부산물은 흐르는 물에 씻어 불순물을 제거하고, 생선뼈 역시 물에 담가 안쪽의 불순물을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고기의 종류나 부위에 따라 살과 뼈에서 나오는 감칠맛과 젤라틴의 양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많이 움직이는 부위(힘줄, 복숭아뼈, 목뼈 등)는 젤라틴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젤라틴은 육수에 농도와 부드러운 질감을 더해주지만, 소스를 지나치게 묵직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필요에 따라 힘줄을 제외하는 등 상황에 맞춰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미르푸아 (mirepoix, 향미채소)
미르푸아는 육수에 채소의 향과 단맛을 더해주며, 고기나 생선의 잡냄새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미르푸아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로는 양파, 당근, 샐러리, 파 등이 있다. 퐁에 단맛을 더하고 싶다면 양파의 비율을 높이고, 보다 섬세한 향을 원할 경우에는 샐러리의 양을 줄이는 등 채소를 어떻게 배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채소를 너무 오래 끓이면 물러지며 육수가 탁해지고 잡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졸이는 시간에 맞춰 채소를 써는 방법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부케가르니
파슬리 줄기, 타임, 월계수 잎과 같은 허브, 그리고 샐러리와 파를 묶은 다발을 부케가르니라고 한다. 이는 퐁과 쥐를 만들 때 사용되며, 고기나 생선의 잡냄새를 제거하고 풍미를 더해준다. 그러나 처음부터 넣으면 잡냄새와 함께 허브의 향도 사라질 수 있으므로, 물과 퐁을 먼저 끓여 잡냄새를 없앤 후에 부케가르니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2. 재료 굽기 : 감칠맛이 잘 나도록 구수한 향이 나게 굽는다.
퐁 블랑과 같은 맑은 육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퐁과 쥐는, 기본 재료인 뼈와 미르푸아를 먼저 구워서 졸인다. 굽는 첫 번째 목적은 육수에 깊은 색을 내는 것이며, 특히 뼈와 힘줄(스지)을 고온에서 구우면 단백질이 변성되어 감칠맛과 젤라틴이 더욱 잘 우러나게 된다. 또한, 육류나 어패류를 구워서 잡냄새와 불필요한 기름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구울 때 중요한 점은 뼈와 고기를 고온에서 전체적으로 고루 색이 나게 굽는 것이다. 직화라면 센불에서, 오븐을 사용한다면 230~250도의 온도로 구워야 한다. 부스러진 고기나 모양이 복잡한 뼈는 타기 쉬우므로 냄비나 그릴에 겹치지 않게 배치하고, 자주 뒤집지 말고 천천히 색을 내는 것이 좋다. 뼈와 고기가 건조해지면 쉽게 탈 수 있기 때문에, 기름을 수시로 보충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뼈와 고기를 함께 굽는 경우에는, 뼈를 먼저 구운 후 고기를 중간에 넣어 굽는 것이 이상적이다. 큰 덩어리 고기를 굽는 데는 시간이 걸리므로, 오븐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직화로 구워지는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며 굽는 것이 안전하다. 미르푸아도 센불에서 구우면 쉽게 탈 수 있으므로, 천천히 구워 색을 내는 것이 좋다.
3. 볶기 : 수분이 나오게 볶아 단맛을 낸다.
재료를 단순히 마구잡이로 볶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어로 '쉬에(suer)', 영어로는 '스웨팅(sweating)'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재료에서 수분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주로 어패류나 갑각류로 만든 퐁, 또는 생선류 소스를 만들 때 활용되며, 재료에 구운 색을 내지 않으면서도 채소나 생선뼈의 향과 단맛을 끌어내기 위해 사용된다. 채소는 수분이 잘 나오도록 에멩세(emince, 편썰기)나 아셰(hacher, 잘게 다지기) 방식으로 손질하는 것이 좋다.
4. 기름제거 : 여분의 기름기를 제거한다
데그레세(degraisser)는 남은 기름을 제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뼈나 힘줄을 구워서 색을 낼 때 나오는 기름을 제거하거나, 끓인 육수를 거른 후 재가열할 때 위에 뜨는 기름을 제거하는 방법을 포함한다. 특히 양고기처럼 지방이 많은 재료는 졸이기 전에 반드시 체에 걸러 기름을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물에 기름이 섞여 잡맛이 나거나, 식었을 때 기름이 하얗게 굳어버릴 수 있다. 비록 작은 과정처럼 보이지만, 육수의 완성도를 위해 매우 신경 써야 하는 중요한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