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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전통 파스타 4가지

by 체르보 2025. 8. 30.

까르보나라

 

이탈리아의 파스타는 지역마다 개성과 풍미가 뚜렷합니다. 북부는 크림과 버터를, 남부는 해산물과 토마토를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로마에는 시대를 넘어 사랑받아온 네 가지 전통 파스타가 있습니다. 바로 카르보나라, 카초에 페페, 아마트리치아나, 그리치아입니다. 단순한 재료로 완성되지만, 결과는 놀라울 만큼 깊고 복합적입니다.

카르보나라(Carbonara) – 계란과 치즈의 풍미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파스타지만 정통 로마식은 생크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소스의 핵심은 계란 노른자와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입니다. 여기에 로마 전통 재료인 구안찰레(돼지 볼살 베이컨)가 더해져 고소한 기름 향을 냅니다. 팬에서 바삭하게 구운 구안찰레는 단순한 고명이 아니라 요리 전체의 풍미를 이끌어갑니다.

조리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계란과 치즈를 면수와 섞는 타이밍입니다. 불이 강하면 계란이 스크램블이 되고, 낮으면 소스가 묽습니다. 완벽한 카르보나라는 계란의 부드러움, 치즈의 짭조름함, 구안찰레의 고소함, 후추의 알싸함이 어우러져 ‘단순하지만 복합적인 맛’을 만듭니다.

추천 면: 스파게티, 리가토니
추천 와인: 소아베, 프라스카티

카초에 페페(Cacio e Pepe) – 치즈와 후추의 단순미

이름 그대로 “치즈와 후추”라는 뜻을 가진 요리로, 단순하지만 만들기는 까다롭습니다. 핵심은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와 면수의 조합입니다. 치즈가 뭉치지 않고 크리미하게 녹아야 진짜 카초에 페페가 완성됩니다. 여기에 후추는 단순한 향신료가 아니라 맛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재료로 작용합니다.

완성된 카초에 페페는 후추의 톡 쏘는 향과 치즈의 짭조름한 깊이가 어우러져 단순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추천 면: 토나렐리, 부카티니
추천 와인: 베르디키오, 프랑차코르타

아마트리치아나(Amatriciana) – 토마토와 구안찰레의 균형

로마 외곽 아마트리체 마을에서 유래한 파스타로, 구안찰레와 페코리노 치즈에 토마토가 더해진 조화가 특징입니다. 토마토의 산미가 기름진 풍미를 잡아주고 치즈가 깊이를 더합니다. 한입 먹으면 먼저 상큼한 토마토 향이, 이어 구안찰레의 고소함과 치즈의 묵직한 풍미가 전해져 이중적인 매력을 보여줍니다.

전통적으로는 구멍이 뚫린 부카티니를 사용해 소스가 면 속까지 스며들도록 합니다.

추천 면: 부카티니, 스파게티
추천 와인: 키안티, 몬테풀치아노 다브루초

그리치아(Gricia) – 담백한 풍미의 숨은 보석

그리치아는 ‘화이트 아마트리치아나’로 불리며, 토마토가 빠진 대신 구안찰레, 페코리노 치즈, 후추로만 만듭니다. 구안찰레의 기름이 면을 코팅해 고소한 풍미를 주고 치즈와 후추가 조화를 이룹니다. 카르보나라보다 가볍고, 카초에 페페보다 풍부하며, 아마트리치아나보다 담백한 맛 덕분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숨은 보석 같은 파스타’라 불립니다.

추천 면: 리가토니, 토나렐리
추천 와인: 프라스카티, 피노 누아

로마 파스타 네 가지 정리

  • 카르보나라 → 크리미하고 진한 풍미 / 스파게티·리가토니 + 화이트 와인
  • 카초에 페페 → 치즈와 후추의 단순 조화 / 토나렐리·부카티니 + 스파클링 와인
  • 아마트리치아나 → 토마토와 구안찰레의 균형 / 부카티니·스파게티 + 레드 와인
  • 그리치아 → 담백하고 고소한 풍미 / 리가토니·토나렐리 + 화이트·라이트 레드 와인

마무리 – 로마를 한 접시에 담다

로마의 네 가지 전통 파스타는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로마 사람들의 생활과 미학을 담은 음식입니다. 화려한 재료 없이도 깊은 맛을 내며, 와인과 곁들일 때 진가가 드러납니다. 카르보나라의 크리미함, 카초에 페페의 강렬함, 아마트리치아나의 상큼한 균형, 그리치아의 담백한 고소함을 알게 되면 로마의 식탁이 한층 가까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