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육류는 동물마다 다르고, 부위별로 차이가 있으며, 심지어 같은 부위라도 두 조각의 고기가 같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고기에 적합한 조리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요리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방대해서 모든 레시피를 외우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기의 주요 구성 요소인 단백질, 지방, 결합조직을 중심으로 이해한다면, 어떤 부위인지 정확히 몰라도 대략적인 조리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1.단백질과 지방 이해하기
소, 닭, 돼지 등 어떤 종류의 육류든 간에, 우리는 이들이 주로 단백질과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선호하는 고기는 단백질은 부드럽게, 지방은 적절하게 녹아 풍미가 가득한 고기를 좋아합니다.
"지방이 적은 부위의 고기는 레어에 가까울수록 맛있고
지방이 많은 부위의 고기는 웰던에 가까워야 맛있다."
예를 들어, 소고기 안심(tenderloin)은 지방과 결합조직이 적은 부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부위를 스테이크로 즐기며, 주로 레어나 미디엄 레어 정도로 굽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조리하면 고기의 부드러움과 즙이 최대한 보존됩니다.
반면에, 한국에서 자주 먹는 삼겹살은 지방이 많은 부위입니다. 삼겹살의 풍부한 지방 함량은 더 오랜 조리 시간을 필요로 하며, 미디엄 웰던 또는 웰던 정도로 익혀 먹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렇게 조리하면 지방이 잘 녹아내려 고기의 맛이 더욱 풍부해지고, 질기지 않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마블링, 즉 지방의 분포가 다른 동일 부위의 고기를 구울 때는 각각의 지방 함량을 고려하여 조리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우 채끝등심 같은 경우, 1++ 등급의 고기는 지방이 많기 때문에 미디움 정도로 굽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고기의 지방이 충분히 녹아내리면서 풍부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1등급이나 2등급의 채끝등심은 미디움보다 약간 더 낮은 미디움~미디엄 레어 정도로 굽는 것이 적합합니다. 지방 함량이 낮은 고기는 과도하게 익힐 경우 건조해지고 질겨질 수 있으므로, 조금 더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여 고기의 자연적인 육즙을 보존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그 이유는 단백질이 변형(denaturation)의 시작되는 온도가 지방이 녹는(rendering) 온도보다 낮기 때문이다.
단백질이 변형되는 온도는 약 40도부터 시작되고, 지방이 녹는 온도는 약 55~60도에서 시작된다.
다시말해, 단백질이 변형되는 온도보다 지방이 녹는 온도가 더 낮다.
그러므로 단백질이 많으면 덜 구워서 육즙(수분)을 유지시키고, 지방이 많으면 맛과 풍미를 증폭시키기 위해 더 굽는다.
단백질이 변형되기 시작하는 온도와 지방이 녹기 시작하는 온도는 15도 정도로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스테이크이 굽기정도가 레어(48도)와 웰던(66도)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아주 큰 차이이다.
결국 단백질과 지방에서 우리가 원하는 맛으로 최대한 끌어내려면 고심을 다해 조리해야하는데
문제는 온도 상승변화의 따른 단백질 변성속도가 지방의 렌더링 속도보다 더 빠른 것이다.
다시 말해, 고온일수록 단백질의 변형속도가 지방의 녹는 속도보다 빠르다.
지방이 녹으면서 나오는 풍미를 지키면서 단백질의 변성에 따른 질감을 순간적으로 캐치해내기가 어렵다.
다시 정리하면 단백질과 지방의 비중에 따라 고기를 조리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고, 단백질 변성과 지방 렌더링 속도 차이 때문에 굽는 온도와 굽는 시간이 중요해진다.
1. 단백질의 함량이 높으면, 고기를 덜 구워야 맛있다.
2. 지방 함량이 높으면, 고기를 더 구워야 맛있다.
3. 지방이 많으면, 고온보다는 조금 더 낮은 온도에서 오래 굽는게 이상적이다.
4. 지방이 적다면, 낮은 온도에서 오래 굽기보다는 고온에서 빠르게 굽는게 더 맛있다.
2. 결합조직
단백질과 지방 분포에 따라 어떻게 조리해야할지 감이 잡혔다면, 이제는 결합조직을 살펴보자
결합조직은 조직과 조직, 기관과 기관을 연결하고, 지지해주는 조직이며, 동물이 많이 움직이는 부위에 많이 있다.
소의 가슴쪽에 있는 양지(beef brisket)는 안심처럼 지방이 많이 없어서 , 안심 스테이크처럼 미디움레어나 레어로 조리하는것 좋아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랜 시간 열을 가열해서 익히는 것이 먹는 데에 부담이 없다.
그 이유는 양지(brisket)를 자세히 보면 긴 줄처럼 보이는 결합조직 때문이다. 이 결합조직에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있다. 엘라스틴은 실버스킨이라고도 부르는데 콜라겐과 다르게 열을 가해도 부드러워지지 않고 질겨지고, 고기를 통으로 구매하지 않는 이상 정육점에서는 다 제거해주므로 가볍게 넘어가자.
우리가 집중해서 봐야할 것은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오랜시간 수분과 열을 더하면, 젤라틴으로 변형돼, 고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그렇기에 오랜시간 끓이는 국에 콜라겐이 많은 부위를 넣게 되면 가격은 싸지만 부드러운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는것이다. 미역국에 양지머리를 넣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양지머리(brisket)과 비슷하게 생긴 부위 중에 앞치마살(flank) 부위가 있다. 결합조직이 훤히 보인다는 점에서 닮았는데.이 앞치마살(flank) 부위도 오래 조리해서 먹기도 하지만 스테이크로 먹기도 한다. 하지만 고기의 결 때문에 사실 스테이크로는 최상의 재료가 아니다. 그렇기에 이 부위를 스테이크로 먹을떄는 얆게, 작게, 잘게, 결 반대방법으로 썰어 조금 더 부드럽게 먹는것이다.수고가 들어가지만 값싸게 부드럽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왜 brisket과 flank는 먹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까?brisket의 결합조직이 더 크기도 하지만, 마블링이 더 높기 떄문이다.마블링이 조리중 녹으면서 수분의 역할을 하기떄문에 오랜시간 조리해도 촉촉하다.